결혼할때 집안분위기 가정환경 중요한데…

결혼할때 상대방의 집안분위기 가정환경이 왜 중요하다고하는지 저는 솔직히 잘몰랐어요.

정말로 철이없었는데… 이제는 저도 아이낳고 어느정도 살아보니 알겠더라구요. 

남편이 삼형제중 막내였는데 아주 애기였을때 이혼, 홀어머니가 아들셋 키우다가 뿔뿔히 친척집 전전… 다시모여 살다 어머니 재혼해서

형들과 셋이서 자취…. 

가정환경이 별로 좋지 않아서 얘기듣자마자 아빠가 결혼반대하다고 해서 난리났는데

나중에 엄마가 남편만 따로 불러 얘기한번해보고는 결혼하라고 해서 착착진행이됐고…

철이없던 저는 그런 엄마가 오로지 나를 위해서 모든걸 받아들인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뒤로 그얘길 따로 물어본적도 없고… 저는 잘살고 있으니 그런게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어제 부처님오신날 식구들과 절에 갔다가 오는길에 엄마랑 단둘이 얘기하면서 그때 얘길 물어보게됐는데… 

너무 눈물나더라구요. 엄마도 고맙고… 남편에게도 고맙고요.

남편은 너무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해서 갈등의 과정을 전혀 모르더라구요. 큰형은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술먹고오면 집안 때려부시는 사람이였던것같다, 그런 조짐이 보이면 엄마가 큰형한테 동생들 손쥐어주고 이모네. 삼촌네 가라고 돈을 쥐어줬데요.

그래서 그런 갈등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한게 트라우마가 없었던거 아닌가 싶었다구요. 

물론 친척집 전전하면서 어렵게 살긴했지만 나중에 보러온 엄마가, 남의집이니 어쩔수없다. 엄마가 힘내서 돈벌어서 데리고 올때까지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니 처음에는 서러웠지만, 그게 또 막 슬프거나 힘들지 않았다고… 

주말이면 엄마가 찾아와서 그냥 버스타고 멀리멀리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것만 했는데도 너무 즐거웠데요.

맡겨준 집에 그래도 주말이면 폐끼치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하셨던것같다구요.

큰형이 대학가게 되면서 서울로 자취시작할때 어머님이 재혼을 할까말까 망설였는데 이때 4식구가 나름 재밌게 같이 살때라 자기는 너무 싫었는데 큰형이 동생들 데리고 서울가겠다고해서 엄마혼자 재혼하시라고해서 재혼하셨고, 

자기는 큰형이랑 작은형이랑 살면서 서울에 처음왔데요. 큰형이 공부 잘해야 돈이 덜든다고 해서 작은형하고 맨날 맨날 집에오면 그냥 공부밖에 안했고… 그래도 형제들 모두 서울에 대학가고 나름 살아요. 서로한테 짐되지 않기위해서 열심히 살은것같다구요.

남편은 자기를 비롯해 형제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름 잘살아온건 엄마가 빨리 이혼을해서 그 상황을 탈피한거라고 생각한데요.

돈은 없어도 산다… 아무리 돈많아도 마누라 자식 후드려패고 집안 살림 부셔대는 인간하고는 안살아야 된다고요. 

엄마가  빨리헤어진게 자기들을 위한거라고 너무 고맙다고 생각한다구요.

이얘길 듣고 엄마가 결혼을 허락했다고 해요. 어릴적 힘들었던 삶은 본인이 선택할수 없지만, 저런 마음가짐은 본인이 취사할수있으니 됐다. 

제가 직장생활을하면서 진짜 사이코같은 직장상사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정말 살면서 그런 인간을 경험해볼까 싶었고…

지사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인데 윗사람한테는 소름끼치도록 수그리며 잘하니 그사람은 계속 승승장구하구요..

제가 있는 부서로 승진이 되어 오면서  사람들을 괴롭히는데… 한달만에 제 주변사람들 3명이 그만두고나니 저한테도 그 화살이 날아오고 정말 못하겠더라구요. 

너무 힘들어하는데 저희 아빠는 그런사람한테 지지말라고 왜 그만두냐고 엄하게 말씀하시는데 

그걸듣던 남편이 왜 그런사람을 당신이 이겨야 하냐고… 그만두라고 하더라구요.

그걸 듣던 아빠가 노오~력도없이 관두는게 잘하는거냐고 한소리하니까, 남편이 그렇게 이기면 뭐가 좋냐고.. 

나는 와이프가 직장그만두더라고 상처안받고 그런사람한테 안당하고 마음 깨끗하고 몸편하게 지내는게 더 좋다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내가 너무 힘드니 이런저런 충고가 귀에 들어오지 않아서 몰랐거든요. 

근데 어제 엄마가 그얘길 남편이 하는순간… 결혼 잘시켰다. 또 생각했데요. 

가부장적인 남편밑에서 시집살이 엄청하신 엄마가 저희 남편을 보고 느꼈던게 

본인엄마의 힘듬을 이해한 자식이니 와이프나 자식들의 어려움도 잘 헤아릴거라고 생각했었다고해요. 

남편하고 살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없었던것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서로 사랑하면서 잘 살고있거든요.

다들 반대하는 결혼이였는데 엄마가 앞장서서 허락해주시고, 이런저런 허례허식 다 없애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어제 처음으로 그런 얘길 터놓고 하다보니 나도 자식키우는데 저런 선택을 할수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고…

여러모로 엄마한테도 너무 고맙고 남편한테도 고맙고 그러더라구요.

집에오면서 남편한테 나랑 결혼해줘서 고맙다니까 결혼한지 10년이 지났는데 아~ 이제 알았냐고 하면서 웃는데 너무 사랑스러웠네요.

욕심을 내려놓고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겠다고 빌었어요. 어제 절에서요. 

앞으로도 그렇게 살수있을까… 갈등되긴하겠지만.. 어제의 행복을 잊고싶지 않아서 적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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